연필을 입구에 대자마자 쭉 그어 나가다가 막다른 길에 쾅. 지우개로 지우고 다른 길로 가 보지만 또 막힙니다. 세 번째에는 아이가 연필을 잠깐 내려놓고, 손가락으로 길을 먼저 따라가 본 다음에야 선을 긋습니다. 미로찾기가 아이에게 가르치는 것이 바로 이 「멈추고 먼저 보기」입니다. 유아 활동지마다 미로가 빠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짧게 답하면 이렇습니다. 미로는 길이 넓고 굽이가 한두 번인 것으로 만 2~3세부터 시작할 수 있고, 만 4~5세에는 막다른 길과 갈림길이 있는 미로, 만 6세 무렵에는 큰 미로나 길을 기억해야 하는 미로까지 갑니다. 기준은 나이보다 아이의 반응입니다. 몇 분 안에 풀고 「하나 더!」를 외치면 딱 맞는 난도입니다. 이 글의 나이는 모두 만 나이입니다.
아래에서는 미로찾기의 효과, 나이별로 고르는 법, 아이와 함께 푸는 요령, 미로의 짝꿍인 숫자 점잇기, 도안 없이 집에서 미로를 만드는 법을 차례로 정리하고, 마지막에 Dino Kids의 ‘미로’를 소개합니다. Dino Kids는 Google Play(안드로이드 휴대폰·태블릿)와 App Store(아이폰·아이패드)에 모두 있습니다.
미로찾기 효과: 아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
미로는 그냥 시간 때우기 놀이처럼 보이지만, 한 판을 푸는 동안 만 3~6세 아이의 뇌는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을 한꺼번에 합니다.
- 먼저 보고 나서 움직이기. 미로를 빠져나가려면 눈으로 길을 미리 따라가고, 그 길을 머릿속에 붙잡아 두고, 막다른 길이 보이면 손을 멈춰야 합니다. 계획하기, 기억하기, 충동 누르기. 학습 준비도 연구에서 가장 자주 이야기되는 실행 기능이 바로 이것입니다. 심리학에서 미로를 계획 능력을 재는 과제로 써 온 것도 미로가 「생각하고 나서 가기」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 공간 감각. 위, 아래, 왼쪽, 오른쪽, 좁은 길을 지나서 꺾기. 유아기의 공간 능력은 나중의 수학과 이어집니다. 블록 맞추기를 잘하는 만 3세 아이가 초기 수학 능력도 높았다는 연구가 있습니다(Verdine 외, 2014). 다행히 공간 능력은 연습으로 자랍니다. 연구 217편을 모아 분석한 결과, 훈련으로 공간 능력이 뚜렷이 좋아졌고 이는 어린이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Uttal 외, 2013). 누리과정의 자연탐구 영역에도 물체의 위치와 방향을 알고 구별하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 연필 쥐는 힘. 종이 미로는 벽에 닿지 않게 좁은 길 안에서 연필을 움직이는 연습입니다. 글씨 쓰기 전에 꼭 필요한 바로 그 힘입니다. 소근육 운동 능력은 실행 기능과 함께 유치원 마지막 해의 학업 성취에 기여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Cameron 외, 2012; Grissmer 외, 2010).
- 작은 실패를 견디는 힘. 막다른 길은 틀린 것이 아니라 한 번 가 본 길일 뿐입니다. 아이는 혼나지 않고도 되돌아가서 다시 해 보는 법을 배웁니다.
나이별 미로찾기 고르는 법
「몇 칸짜리 미로가 몇 살에 맞다」는 공식 기준은 없습니다. 아래는 유아 활동지에서 흔히 쓰는 단계를 정리한 것이고,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역시 아이입니다.
- 만 2~3세: 길이 아주 넓고 굽이가 한두 번, 막다른 길은 거의 없는 미로. 손가락이나 크레용으로 길 밖으로 나가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강아지가 뼈다귀를 찾아가요」처럼 그림이 있으면 규칙을 금방 이해합니다.
- 만 3~4세: 4×4에서 6×6칸 정도의 작은 미로, 짧은 막다른 길 몇 개. 길이 막혔다는 걸 보고 멈추기 시작합니다.
- 만 4~5세: 7×7에서 10×10칸, 더 긴 막다른 길과 갈림길. 선을 긋기 전에 눈으로 먼저 따라가는 연습을 합니다. 「5세 미로찾기」로 많이 찾는 단계가 대략 여기입니다.
- 만 5~6세: 10×10칸 이상, 가지가 많고 길이 더 좁은 미로. 「선물 칸을 꼭 지나가기」, 「연필 떼지 않기」 같은 규칙을 더해도 좋습니다.
- 만 6세 이후: 큰 미로, 동그란 미로, 길을 기억해야 하는 미로. 초등학생은 직접 미로를 그려서 부모에게 내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아이가 짜증을 내거나, 중간에 그만두거나, 벽을 뚫고 지나가면 한 단계 내려 주세요. 10초 만에 풀고 시시해하면 한 단계 올려 주세요.
아이와 함께 미로 푸는 요령
- 아이 혼자 가게 두기. 손을 잡고 대신 그어 주면 미로는 빠져나가도 배우는 것은 없습니다. 부모는 「이 길은 어디로 이어질까?」 하고 슬쩍 묻기만 합니다.
- 길을 소리 내어 말하기. 「쭉 가서, 오른쪽으로 꺾고, 어, 막혔네, 돌아가자.」 말로 하면 계획을 머릿속에 붙잡아 두기 쉽고, 방향을 나타내는 말도 함께 익힙니다.
- 거꾸로 풀기. 어려운 미로는 도착점에서 입구 쪽으로 거꾸로 가 보게 합니다. 훨씬 쉬워서 아이가 놀라는데, 「막히면 생각하는 방법을 바꿔 본다」는 첫 경험이 됩니다.
- 빠르기보다 방법을 칭찬하기. 「멈춰서 먼저 보고 갔구나, 멋지다」가 「와, 빠르다」보다 훨씬 도움이 됩니다.
- 더 하고 싶을 때 멈추기. 한 번에 서너 개면 충분합니다. 재미는 내일을 위해 남겨 둡니다.
점잇기와 숫자 잇기: 미로의 짝꿍
1, 2, 3… 순서대로 점을 이어 그림을 완성하는 숫자 점잇기는 미로와는 다른 것을 가르칩니다. 바로 수의 순서입니다. 제대로 이으려면 7 다음이 8이라는 걸 알고, 점들 사이에서 8을 찾아내고, 다음 수를 머릿속에 들고 있어야 합니다. 수를 한 줄로 늘어선 자리로 이해하는 아이는 수학을 더 쉽게 배웁니다. 한 실험에서 유치원 아이들이 1부터 10까지 번호가 붙은 칸을 따라 말을 옮기는 보드게임을 네 번 했을 뿐인데, 수의 크기를 어림하고 비교하는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Siegler와 Ramani, 2008).
함께 할 때는 아이가 이을 때마다 수를 소리 내어 읽게 하고, 그림 일부를 손으로 가려 「뭐가 나올까?」 맞혀 보게 하세요. 난도는 수 세기에 맞춥니다. 만 3~4세는 10까지, 만 5세는 20~30까지, 100까지 셀 수 있으면 더 큰 그림에 도전해 봅니다.
미로찾기 도안 없이 집에서 만드는 미로
출력할 도안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 바닥 테이프 미로. 거실 바닥에 마스킹 테이프로 길을 붙이고 장난감 자동차를 몰거나 직접 걸어서 지나가게 합니다. 만 2~3세 아이가 정말 좋아합니다.
- 상자 구슬 미로. 상자 뚜껑 안에 빨대나 아이스크림 막대로 벽을 붙이고 구슬을 하나 넣은 뒤, 상자를 기울여 도착점까지 굴립니다.
- 분필 미로. 놀이터나 마당에 부모가 그리고 아이가 걷습니다. 다음 날은 바꿔서 아이가 그린 미로를 부모가 풉니다.
- 모눈종이 미로. 칸 몇 개를 까맣게 칠해 벽을 만듭니다. 큰 아이는 직접 미로를 설계하고 「정답지」를 따로 갖고 있는 걸 무척 좋아합니다.
종이 미로는 연필 쥐는 연습이 되고, 화면 속 미로는 매일 새 문제를 주고 맞았는지 바로 알려 줍니다. 둘은 서로를 채워 줍니다. 다만 화면은 시간을 정해 두세요. 세계보건기구(WHO)는 만 2~4세 아이가 화면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을 하루 1시간 이내로, 짧을수록 좋다고 권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유아 스마트폰 사용 시간 글에 있습니다.
Dino Kids의 ‘미로’
Dino Kids에서 미로는 ‘놀이 시간’ 안에 ‘숫자 잇기’, ‘카드 뒤집기’와 함께 있습니다. 수업을 마치면 ‘놀이 티켓’을 받고, 미로 한 문제에 티켓 한 장을 씁니다. 수업 몇 개마다 티켓을 줄지는 부모가 정하고, ‘자유 놀이’를 고르면 티켓 없이 놀 수 있습니다. 티켓 규칙은 놀이 시간 글에서 설명합니다.

낮 미로는 120문제이고, 3×3칸에서 시작해 28×28칸까지 조금씩 커집니다. 만 3세 아이도, 초등학교 2학년 아이도 자기에게 맞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이패드나 화면이 큰 안드로이드 태블릿에는 더 큰 미로 30문제가 따로 있습니다.
- 아이가 초록 점에 손가락을 대고 별까지 끌어갑니다. 선은 길을 따라 그려지고, 손가락을 떼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누르는 자리는 만 3세 아이의 손가락에 맞춰 넉넉하게 잡았습니다. 손이 길을 가리는 게 싫은 아이는 아래의 네 방향 버튼으로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 막다른 길에 들어가면 그 칸이 반짝이고 디노가 부드럽게 알려 줍니다. 「막다른 길이에요! 갈림길로 돌아가 다른 길로 가 봐요」. 선은 지워지지 않고, 이미 지나온 자리를 누르면 거기서부터 다시 갑니다.
- 별은 들어간 막다른 길의 수에 따라 세 개에서 한 개까지입니다. 별이 0개인 문제는 없고, 가위표도 시간 재기도 없습니다.
- 도착하면 가장 짧은 길이 빨간 선으로 나타나서, 아이가 자기가 간 길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밤 미로는 낮 미로에 익숙해진 아이를 위한 단계입니다. 디노가 손전등을 들고 있어서 바로 앞의 길만 보이고, 지나온 길에 선도 남지 않습니다. 어느 길로 왔는지 스스로 기억해야 하는, 공간 기억 놀이입니다. 이미 가 본 막다른 길에 다시 들어가면 별이 줄어듭니다. 시계가 올라가며 시간을 재서, 자기 기록을 깨면 「새 기록!」이 뜹니다.

밤 미로의 막다른 길에서는 캐릭터가 문제를 하나 냅니다. 답 세 개 가운데 맞는 것을 골라야 지나갈 수 있고, 문제는 10단계로 나뉘어 아이 실력에 따라 오르내립니다. 기본은 수학 문제이고, ‘설정’의 ‘밤 미로 도전’에서 부모가 다른 과목으로 바꾸거나 끌 수 있으며, 아이가 얼마나 맞혔는지도 볼 수 있습니다.

숫자 잇기는 그림 100개입니다. 첫 그림은 0부터 10까지, 마지막 그림은 200까지 갑니다. 아이가 점을 차례로 누르거나 끌어서 이으면 디노가 앱 언어로 수를 하나씩 읽어 주고, 다 이으면 그림이 나타납니다. 다음 수를 도저히 못 찾겠으면 ‘힌트’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힌트를 쓰면 그 그림의 별은 최대 두 개입니다. 수를 아직 잘 모르는 어린아이는 ‘미술’의 ‘점 잇기’를 더 좋아합니다. 숫자 없이 본보기 그림을 따라 점을 잇는 100문제가 있고, 티켓도 필요 없습니다.
알아 두면 좋은 점
- Dino Kids는 Google Play(안드로이드 휴대폰·태블릿)와 App Store(아이폰·아이패드)에 있습니다. 낮 미로, 숫자 잇기, 점 잇기는 양쪽 모두에서 할 수 있습니다. 밤 미로, 막다른 길의 문제, 네 방향 버튼, 낮 미로 마지막 도전 20문제, 큰 태블릿용 30문제는 아이폰·아이패드 1.4.0 버전에서 먼저 나왔습니다. 지금 안드로이드 버전(1.3.6)에는 낮 미로 100문제가 있고, 새 기능은 다음 업데이트에서 안드로이드 휴대폰과 태블릿에도 들어갑니다.
- 미로는 앱 전체처럼 무료입니다. 광고도 앱 내 구매도 없고 계정 없이 쓸 수 있습니다. 미로 문제는 앱에 들어 있어서 인터넷이 없어도 할 수 있습니다. Dino Kids는 Digi Dinos가 사회를 위해 만드는 앱이고, 수익을 위한 통로가 아닙니다.
- 미로 문제는 Dino Kids 팀이 직접 만든 프로그램으로 생성하고 검사합니다. 낮 미로는 문제마다 답이 정확히 하나이고, 첫 문제부터 마지막 문제까지 난도가 고르게 올라갑니다. 아이에게 너무 어려운 문제가 있거나 새 놀이 아이디어가 있으면 dinokids@digidinos.com으로 알려 주세요.
참고 자료
- 교육부, 보건복지부(2019). 2019 개정 누리과정 해설서.
- Cameron, C. E., Brock, L. L., Murrah, W. M., Bell, L. H., Worzalla, S. L., Grissmer, D., Morrison, F. J. (2012). Fine motor skills and executive function both contribute to kindergarten achievement. Child Development, 83(4), 1229–1244.
- Grissmer, D., Grimm, K. J., Aiyer, S. M., Murrah, W. M., Steele, J. S. (2010). Fine motor skills and early comprehension of the world: Two new school readiness indicators. Developmental Psychology, 46(5), 1008–1017.
- Siegler, R. S., Ramani, G. B. (2008). Playing linear numerical board games promotes low-income children's numerical development. Developmental Science, 11(5), 655–661.
- Uttal, D. H., Meadow, N. G., Tipton, E., Hand, L. L., Alden, A. R., Warren, C., Newcombe, N. S. (2013). The malleability of spatial skills: A meta-analysis of training studies. Psychological Bulletin, 139(2), 352–402.
- Verdine, B. N., Golinkoff, R. M., Hirsh-Pasek, K., Newcombe, N. S., Filipowicz, A. T., Chang, A. (2014). Deconstructing building blocks: Preschoolers' spatial assembly performance relates to early mathematical skills. Child Development, 85(3), 1062–1076.
- World Health Organization (2019). Guidelines on physical activity, sedentary behaviour and sleep for children under 5 years of age.